[시] 공포의 천 가지 형태_양안다 숨이 멎을 때까지 우연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래 너 역시 동의할까 내가 너를 들여다보려 애쓰던 나날 네가 허벅지를 죽죽 그어 대던 장면을 본, 그 순간에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갔지 나는 그 장면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았지만 끝내 우연 이라고 정의했다 네가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그 살의의 수신자가 누구인지 궁금했고, 한번은 너에게 물어본 적도 있었지만 너는 자신도 누굴 죽이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살의는 그저 살의라며 그래 나는 슬픈 척 해도 들키지 않고 그래 죽고 싶다는 말을 삼킨 채 영원을 바란다 말하고 그래 이런 마음도 누가 엿볼 수 있는 걸까 내가 구토를 하면 너는 자지러지게 웃는다 그 웃음소리를 들으면 목뒤가 견딜 수 없이 가려워졌다 서로의 악취미를 숨기.. 2020. 12. 31. 이전 1 다음